이상 소설 발표작의 세계

Abstract

본고의 목적은 이상 소설 발표작들의 실제를 실증적이고도 엄밀한 텍스트 분석을 포함하는 정통적인 작품론의 견지에서 명확히 분석한 위에서 이상 소설 세계의 특징을 밝히고 1930년대 소설계에서의 위상을 추론하는 것이다. 방법론주의를 앞세운 비평적 글쓰기 및 상호텍스트성에 경도된 근래의 적지 않은 연구들을 통해 오히려 가려지게 된 이상 소설 각각의 전체적인 특징을 명확히 하고 그 위에서 상호 관계의 특성을 밝히는 것이 본고의 문제의식이자 목표이다. 각각의 소설에 대한 정밀한 작품론과 그 결과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이상 소설 세계에 대한 검토를 통해서 본고는 다음과 같이 크게 세 가지, 작게는 아홉 가지의 판단을 얻을 수 있었다. 이상의 소설 세계가 보이는 심리소설로서의 특징 및 「童骸」와 「終生記」를 통해 구현된 모더니즘소설 양식의 특징을 구명한 것이 첫째이다. 그의 소설들이 보이는바 가족 단위의 인물 구성, 무능력한 주인공의 설정, 여성(과의 성애) 지향성, 심리 및 상념의 높은 비중, 심리묘사의 주인공 편중 현상이라는 이상 다섯 가지 공통 특성을 밝힌 것이 둘째이다. 끝으로 셋째는 ‘인물 구성상 가족 관계 형상화의 약화’, ‘<경쟁 관계>에서의 설정 변화’, ‘형식 실험에 따른 재현 맥락의 약화’라는 이상의 소설 세계가 보이는 세 가지 계보적인 특징이다. 좀 더 세부적인 것으로는 「地圖의 暗室」과 「終生記」의 본 서사의 의미와 효과를 확정하고, 「鼅鼄會豕」와 「逢別記」, 「童骸」의 위상과 특징을 규명한 것 또한 본고의 성과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몇몇 작품들에서 ‘작가의 말’과 본 서사의 경계를 새롭게 획정해 낸 것은, 대상 작품의 이해에 있어서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루는 한편 본고의 방법론적 특징으로서 관련 연구를 촉진시키는 효과를 가지리라 기대된다. 본고의 전체 논의에서 밝혀진 대로, 이상의 소설은 재현의 미학을 둘러싸고 1930년대 소설계와의 긴장 관계 속에서 자기 고유의 위상을 획득해 나아간 것이다. 소설사의 맥락 위에서 이러한 점을 보다 깊이 궁구하는 것이 향후 남겨진 과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