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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의 『도시의 흉년』에 나타난 교환가치로서의 화폐의 의미

Title
박완서의 『도시의 흉년』에 나타난 교환가치로서의 화폐의 의미
Authors
PAIK, JI HYE
Date Issued
2018-02-23
Publisher
한국 현대 문학회
Abstract
1970년대 경제성장에 대한 댓가는 고스란히 국토성장과 급속한 도시화 사업과 맞물렸다. 국민총생산량에 비해서 산업화와 도시화는 더욱 빠르게 진전되었다. 이때의 서울은 투기억제 종합대책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이런 관점에서 박완서의 『도시의 흉년』에 나타난 서울은 단순한 공간구획이나, 삶의 안정성을 담보로 하는 무대라기보다는, 서울의 중심에 진입하고자 하는 수많은 인간군상의 욕망이 집결된 곳으로, 이 도시를 소유할 수 있는 자가 누구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글에서는 도시에 유입된 화폐가치의 특징과, 이러한 富를 소유한 주인공이 누구인지에 대해서 주목하였다. 화폐를 소유한다는 것은 개인의 내면적 상태 뿐만 아니라 삶의 모든 측면, 인간들의 관계까지 금전문화로 측량해 볼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실증적인 소설 독법일 수 있다. 『도시의 흉년』에 등장한 “양색시 장사”는 먹고 살기위한 생존의 문제로 파악될 수 있다. 한국의 노동시장에서 “양색시 장사”는 실제 그 어떤 직업군으로도 설명되지 않으며, 노동의 화폐적 가치로 평가되지 않았다. 통계학적으로 잡히지 않는 은폐된 매매춘 사업을 통해 달러를 벌어들이는 장면은, 기록에 남지 않았던 여성 경제 인구와 기형적 경제구조의 왜곡된 조우를 뜻한다. 그리고 이렇게 축적한 부의 산물이 여성 경제 주체의 폄훼와 더불어 기형적으로 팽창하고 부의 편중화가 급속도로 퍼질 수 밖에 없는, 달러벌기에 혈안이 되어 있었던 한국의 경제 구조의 취약점을 증명하기도 한다. 실제 이 부분에서 박완서는 비가시적으로 잡히던 여성 경제 인구 통계를 수면위로 끌어내어 소설의 주체로 부활시켰다. 실질적인 경제적 주체로 가늠되기 어려웠던 여성의 ‘달러벌이’가 소설에 등장하였고, 그들이 벌어들인 자본은 결국 여성경제를 활성화 시킬 성장 동력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소설에서 화폐가치로서 재단될 삶이 얼마나 미숙한 잣대로 증명되고 있는가를 작가는 종종 묻고 있었다. 보편적인 상호 관계가 대등할때 재화는 가치평가의 의미를 지닌다. 소설의 물질적 풍요로움은 삶의 행복까지 담보해 주진 않고 있다. 『도시의 흉년』에서 이모의 적산가옥에서 시작된 양공주 장사, 빈집에서 비단이불을 훔쳐서 자식들에게 덮어주는 행위를 ‘모성애’라고 믿는 착각, 수희의 상류층 인테리어에 대한 집착, 집안의 권력을 얻기 위해 법관 서재호를 맏사위로 들어앉히는 이 모든 것은 화폐가치에 대한 둔감함이기도 하다. 화폐는 모든 현상들에 공통적인 것, 즉 모든 성질과 특성을 단지 수량적인 문제로 평준화시키는 교환 가치만을 문제 삼기 때문에 인간의 가장 인격적인 구조에도 영향을 미친다. 자본 축적에 대한 질문으로 채워진 소설의 전반부를 염두할 때 경제적 몰락으로 치닫는 소설의 결론은 아이러니하다. “새로운 번영기에 벼락치기로 부자되는 속도를 따라 불리는 일”이 개인이 노력만으로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한국 경제의 변화된 모습을 따라잡지 못하는 보수적 가계 경제가 결국 첨예한 자본 시장에서 좌절됨을 여실히 보여주는 증거라 할 것이다. 박완서는 그의 수필에서 “돈이 귀하다는 걸 알게 하려고 하긴 했지만, 돈이 가장 귀한 걸로 알기를 바라진 않았고, 행여나 돈에 원한이 맺히거나, 돈에 연연하는 사람이 될까봐” 박완서, 「어느 우울한 아침」, 『우리를 두렵게 하는 것들』, 문학동네, 2017, 142면. 전전긍긍했던 자신의 목소리를 낸 바 있다. 이와 같은 박완서의 목소리는 이제 1970년대 한국 사회의 경제논리와 함께 읽을 필요가 있다. 『도시의 흉년』을 화폐를 통해 명민하게 읽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URI
https://oasis.postech.ac.kr/handle/2014.oak/103419
Article Type
Conference
Citation
2018년 1차 한국현대문학회, 계몽과 여성, 2018-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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